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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 - 백두부좋아]상주할머니 11(上)
어찌 된게 간단히 적어야지 하다가도 글만 쓰면 정밀 묘사를 하게되어 글이 주책 맞게 길어 지는 군요.
아직 저녁도 안 먹어서 배가 너무 고파요.
쓸건 아직도 많고....
오늘은 전편으로 쓰고 내일은 그 여자랑 헤어진 얘기,
할머니가 지금 숙모랑 이어주신 얘기,
구미호뇬 뒷 얘기 까지 적어 드릴테니 혹시 나누어 읽기 싫으신 분은
뒤로가기 누르셨다가 내일 후편 올려 드리면 같이 보십시요.
사랑 합니다 여러분!
용서는 큰 사랑의 실천 입니다........데헷!
오늘 해 드릴 얘기는 우리 막내 외삼촌의 얘기 입니다.
막내 삼촌은 학교를 다니시다
군 복무를 끝내시고 복학 하여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 하신 전형적인 사회인 이십니다.
지금은 직장 생활을 접으시고 개인 사업을 하시어 나름 성공 하셔서
막내 외숙모와 남매의 외사촌 동생을 두신 단란한 가정의 가장 이시지요.
그런 막내 삼촌도 저희 상주 할매가 아니였으면
인생이 완전히 꼬여 버릴뻔 한 흑역사를 가지고 계신답니다.
군대서 귀신 아줌마에게 가위 눌리시던거 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완전 인생이 끝장 날뻔한 일이지요.
삼촌이 군대를 제대 하시고 복학 하셔서
대학 졸업 하시자 마자 취직을 하셨던 해였습니다.
그해의 어느 주말 삼촌이 집에 오셨습니다.
그런데 혼자가 아니라 어떤 여자 분을 데리고 같이 오셨어요.
우와!!~~~~ 예쁘다.
삼촌과 함께 오신 여자 분은 정말 예쁜 얼굴에
시골서는 찾아 볼수 없는 세련된 옷차림의 여자 분이셨죠.
할머니, 할아버지도 어머니께서도 저희 집을 찾아오신
전혀 저희 집과는 어울리지 않는
손님을 어색 하게 맞이 했고,
방으로 들어와서 인사를 하시고는 삼촌께서 소개를 해 주셨어요.
두 분은 그 시절 교제를 하는 사이셨고,
삼촌은 그 분과 결혼을 하고 싶다시며 할머니, 할아버지께
소개와 허락을 받으러 오신 겁니다.
전 속으로 좋아 죽겠더군요.
저렇게 예쁜 분이 막내 외숙모가 되다니......
전 앞으로 예쁜 외숙모께 엄청 귀염 받을 생각에 마냥 행복 했습니다.
그 당시에도 이미 두분의 외숙모가 계셨고 절 무척 예뻐해 주셨지만,
어머니 보다도 나이가 한참 많으신 외숙모 들은
제겐 맘껏 재롱 피우기엔 어려운 대상 이었어요.
그런데 엄마 보다도 한참 어리신 어찌보면 큰 누나 같은
예쁜 외숙모가 생기신 다니 안 기쁠수 없었죠.
전 어른들 얘기 하시는데 잠시 앉아 있다가
이 빅뉴스를 알려 드리려고 옆집으로 쪼르르 달려 갔어요.
할매! 할매!
방에서 나오시며 미소를 지으시는 할머니께 얘길 했어요.
할매! 망냉이 아지아가 결혼 한다고 외숙모 되실 예쁜 누나 데리고 왔어요!!
할매는 그래? 하시더니 흥미가 생기셨는지
신을 신으시고 저랑 같이 저희 집으로 가셨습니다.
그리고 절 데리고 방으로 들어 가셨습니다.
막내 색시감이 왔다고? 하시며 웃으며 들어가시던 할매가 그 분을 보시더니 얼굴이
굳으셔서는 어색하게 서서 쳐다 보시더군요.
삼촌은 할머니께 색시감을 소개 하시고,
그 분께도 할머니를 소개 하시고는 자리에 앉으셨습니다.
그 분은 시댁 식구들과 친지인 할매에게 잘 보이려 이쁘게 인사 하시고
다소곳이 앉아 계셨지만,
할매는 어딘가 불만인 듯 그 여자를 쳐다 보시기만 하실뿐
앉으셔서도 별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막내 삼촌은 할아버지, 할머니께 이 사람과 결혼 하고 싶다고 하시면서
괜찮으면 그냥 이번 가을에 식을 올리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때가 가을인데 말이죠.
할아버지, 할머니도 여자가 착하고 얌전해 보이고
아들이 떨어져 혼자 지내던 터이고
집안도 얘기 들어 보니 그만하면 됐고 하시어
만족 하셨던지 허락을 하시려던 참이었습니다.
옆에서 조용히 듣고 계시던 할머니께서 그때 참견을 하시며 말 하셨습니다.
아이고! 뭐가 그리 급하노?
아무리 간단하게 하더라도 평생 한번 하는 결혼식, 준비란게 있는 건데.....
그리고 이번 추수는 끝내야 목돈 이라도 좀 만지고 결혼 자금 쓸꺼 아니가?
니도 이제 취직해가 벌어 논거도 없을 낀데 집 한채 전세금이라 준비 해야지.
내나 느그 친척들도 축의금 좀 많이 낼라면 추수는 다 끝내야 할끼고...
그라고 니 올해 삼재 마지막이라~~~
올해는 지나고 하는게 좋테이~~~ 하셨어요.
삼촌도 딴은 그렇고 내년이라고 해 봐야 봄 되려면 6개월만 미루면 되는지라,
딱히 반대를 안하시고 그러겠다 하셨고
같이 점심 식사를 하시고는 인사를 드리고 그 여자 분은 고속버스를 타러 가시고,
삼촌은 터미날까지 바래다 주신다고 같이 나가셨어요.
그 여자 분이 떠나시자 외 할머니가 할매께 할매 보시기엔 어떤교?
저만하면 막내 배필로 괜찮은데예~~~ 하셨어요.
솔직히 제가 보기엔 삼촌이 많이 째시던데........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외모가 화려하고 어딘지 요즘 말로 된장녀 냄새가 났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삼촌 보다 잘 생기고 돈 많은 사람들이 많이 꼬일꺼 같은 분위기 였었어요.
할매는 글쎼~~? 하시며 답을 피하셨습니다.
그러시며 집으로 가시면서,
좋아야! 고사떡 가져 온거 있으니 가져다가 할매랑 엄마랑 먹거라 하셨어요.
전, 네 하고 냉큼 쫓아 갔어요.
할매는 고사떡을 한 접시 내주시며 그러시더군요.
좋아야! 이따 막내 삼촌 들어 오거든,
다른 식구들 안 들리게 살짝 내가 보잔다고 하거라. 하셨어요.
집에서 떡을 먹고 저녁을 먹을 때서야 막내 삼촌은 집에 오셨고,
외할매가 밥은? 하시자,
ㅇㅇ씨랑 먹었다며 우리가 식사하는 내내 옆에 앉으셔서는
그 여자분 칭찬을 입이 마르게 하셨어요.
밥상을 물리고도 한참을 얘길 하시는 바람에
전 삼촌께 할매 얘길 못 전하고 눈치만 보고 있었지요.
이윽고 삼촌은 사랑채에 있는 작은 방으로
다음 날 일찍 차로 출근 하셔야 해서 자려고 가셨습니다.
그 방은 평소엔 안 쓰다가 삼촌들이 오시면 간혹 잠만 주무시는 그런 방이였죠.
방으로 들어 가시는 걸 보고는 좋아도 잽싸게 따라 들어 갔습니다.
삼촌이 좋아야! 막내 외숙모 되실 분 억수로 예쁘제? 하셨고,
전 윽수로 예쁘 더라며 맞장구를 쳤습니다.
그리고는 삼촌 들어 오시면 상주 할매가 좀 오라고 카더라 했고,
삼촌은 의아해 하시며 무슨 일인고? 하시며 옆집으로 가셨습니다.
저도 응당 당연히 쫄쫄 따라 갔지요.
가셔선 아즈매!~~~ 찾으셨는교? 하셨고,
할매는 좀 들어 오너라 하셨어요.
할매가 계신 방으로 들어가 할매 앞에 삼촌이 앉으시고 전 할매 옆에 앉았습니다.
할매가 그러셨어요.
갸는 어디서 만났노?
삼촌은 우물쭈물 하시더니 작은 목소리로
회사 회식 가서 나이트에서 만났다고 하셨어요.
나이트 부킹녀 였던거죠.
삼촌은 하지만 정말 착하고 좋은 여자라면서
요즘 그런데 가서 만나고 하는 건 흠이 아니라고 역설 하시며,
그 여자분의 장점을 쭉 얘기 하시기 시작 했어요.
한참 듣고 계시던 할머니가 갸 한테 책임질 짓을 했나?
그러시더군요.
삼촌은 얼굴이 빨개져선 우물쭈물 하셨지요. 자꾸 제 눈치 보시면서.
푸하하하하하하....괜찮아 삼촌 남자가 뭘 그런걸 가지고...........했네! ......했어!!~~~~데헷데헷
삼촌은 남자가 책임질 행동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 하는거 아입니꺼? 하며 제법 남자답게
얘길 하셨습니다.
그러나 할매께선,
삼촌을 한신 하다는듯 쳐다 보시면서,
미친 놈!~~~~~ 걔는 너처럼 한번 살 섞었다고
결혼 해야 할꺼 같으면 서방이 수십명인 년이다 하셨어요.
삼촌은 화를 내시면서 아즈매가 ㅇㅇ씨에 대해
뭘 아신다고 그렇게 얘길 하시냐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자 할매께선 갸 임신 안했나?
니 아라 그래가 니 결혼 그리 서두르는 기제? 하셨어요.
삼촌은 말문이 막히 시는지 아무 말씀 안하셨어요.
할매께서 다시 말씀 하셨습니다.
갸 뱃속에 든 아....니 아 아니다.
아마 니가 착하고 어리숙해 비니
니 애라 카고 결혼 할라 그란기다,,,하셨어요.
삼촌은 아니라며 자길 그 녀가 얼마나 사랑 하는지 아냐고 하시면서
그럼 뭐하러 사랑 안하는데 애를 낳냐고 하시며
애를 그냥 지우면 되잖냐고 반론을 하셨어요.
이 한심한 놈아~ 그러니까 그기 구미호 같은 년이지.....
아까 갸 첨 봤을 때 내가 뭘 봤는 줄 아나?
갸 몸에 주렁 주렁 달려 있던 낙태령 이었다.
지도 느낀거지.....이번에도 낙태하면 다신 애를 가질수 없단 걸....
아마 그 아 진짜 아부지는 하루 밤 지낸 사이거나
자긴 책임 못지고 결혼 못해 준다 했을끼다.
그러니 순해 빠져 보이는 니 놈에게 덤태기 씨울라 그랬던 기다.
계속 그럴리 없다며 부정 하는 삼촌에게 할매는 호통을 치셨습니다.
미련한 놈!!!!!
할매가 계속 그러셨어요.
남의 자식이라도 진짜 니가 그 여잘 사랑하고 나중에 알게 되어도 니 애 처럼 키울수 있고
너희 둘이 행복하게 살꺼 같으면 그딴 과거가 뭔 큰 흠이겠노?
그럴꺼 같았으면 내가 니 한테 말도 안 꺼냈다 아이가?
그런데 내가 보는 니는 그럴 군자는 못된다.
언젠가는 알게되고 그럼 무슨 일이 날지 몰라....그리고
결정적으로 갸는 너에 대한 사랑이 조금도 없는기라 하셨습니다.
삼촌은 믿을수 없단 표정으로 망연자실 하여 할매만 쳐다보고 앉아 계셨습니다.
할매 말을 무시 할수도 없었습니다.
할매의 대단한 능력을 무수히 보고 겪으신 분이시죠.
니가 알아서 그 년을 정리 하면 좋겠지만 미련이 남을테니,
내가 확인할 방법을 알려 줄꾸마...
대신, 나랑 한 가지만 단지 약속하그라.
어떤걸 봐도, 뭘 들어도 절대 감정적으로 행동 해선 안된데이.
그냥 보면서, 들으면서 정 떼거래이. 그래 힐수 있겠나?
삼촌은 삼무룩한 표정으로 그리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할매는.
갸 집은 알제?
다음 돌아 오는 토요일에 회사 휴가 내고 (그땐 주 5일제 아니므로)
갸 한테는 한 이틀 회사 일로 주말에 출장 간다고 하고
아침 일찍 부터 갸 집 앞에 가가 지켜 보거래이.
이틀만 갸 뒤 밟아 보면 갸가 어떤 아 인지 니 스스로 알게 될꺼데이 하셨습니다.
From_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community/327/read?articleId=25935741&bbsId=G005&searchKey=userid&searchName=%EB%B0%B1%EB%91%90%EB%B6%80%EC%A2%8B%EC%95%84&itemId=145&searchValue=U4v.3jdegds0&pageInde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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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 - 백두부좋아]상주할머니 10
벌써 10번째 얘기 입니다.
이제 제가 들려 드리는 상주 할머니 얘기가 초,중반을 거쳐 후반으로 접어 드는 군요.
글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 드리며 마지막 까지 열심히 써 보겠습니다.
말씀 드렸듯 제 얘긴 저의 기억에 의존 하는 얘기라
큰 줄기와 글의 70-80%는 정확한 사실이고,
나머지 부분은 제 추측이나 제 추리나 글의 매끄러운 진행을 위해
제 생각대로 대화를 조금 집어 넣기도 했단걸 염두에 두시고 보십시요.
이런 종류의 얘긴 증명할 방법도 없고 그런 종류의 불가사의한 일들을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사실을 믿기 힘든 일이므로
저도 굳이 믿어 달라고 하진 않겠습니다.
못 믿겠다 하시는 분은 그저 시간 때우기용 괴담 정도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외 할아버지에 관한 얘길 하려구요.
저희 외가쪽과 저희 가족이 할매께 받은 은혜는 정말 큽니다.
제가 대충 정리를 해 보죠.
저도 이 얘기 쓰기전까진 별 생각 안한건데
막상 생각을 정리 해보니 많은 은혜를 받았네요.
특이 한건 집안의 남자들은 직접적인 혜택을 입었고,
여자들은 다 그 덕에 간접적인 혜택 입은 거고요.
우선,
남자들 부터 볼까요?
저...좋아............물귀신 한테 목숨 위협 받는 절대 절명의 순간 2번
홀려서 끌려 갈뻔한거 구해 주신거 1번
그외 다수의 다칠뻔 한거 막아 주셨고,
거지 아들로 불행하게 살뻔한거 구해 주심.
우리 아버지.........목숨을 구명 받은 적은 없지만,
좋아 초등학교 고학년때 겨우 재기 하셔서 작은 공장을 열었는데,
화재 나기 일보 직전에 상주 할머니가 알려 주셔서 화재를 피함.
그때 할매가 아니셨으면 다시 모든 걸 잃고 절대 다시는 재기 하실수 없었을 것임.
그지 됐을것 임.
제 동생................할매의 관심을 못 받은 불행한 아이.
사실 특별한 일이 안 일어난 케이스로 받은 혜택은 꼴랑 아주 어릴 때 한번
밤에 자다가 뭐가 잘못 된건지 한 밤중에 배가 아프다고 죽는다고 뒹굴었으나,
너무 늦은 밤이라 어쩌지도 못하고 있을때 달려 오신 할매가 약초 달인 물 먹이고
10분도 안되어 괜찮아짐.
날 밝고 병원 갔지만 아무 이상 없다고 함.....꼴랑 이정도 임.
외 할아버지...........할매가 죽을 병을 미리 알아내심.
덕분에 10년을 덤으로 더 사심.
큰 외 삼촌..............차로 바위에 풀 스피드로 때려 박고 하늘로 승천 하실꺼 구해주심.
지금도 할매의 은혜를 안 잊고 매년 제사와 기일,한식 벌초등 몽땅 다 챙기시는 의리의 돌쇠.
다 늙어 아버지를 여일뻔 했으나 할매 덕에 10년 더 효도할 기회를 얻음.
둘째 외삼촌.............집안 남자중 유일하게 별일 없었던 특이한 케이스.
내가 기억 하는 한 특이한 일 없었음.
막내 외삼촌.............군대 시절 아줌마 귀신에게 시달리는거 편안하게 해 주심.
군인의 꿈, 포상 휴가 받게 해 주심.
제대후 여자 하나 잘못 만나 평생 피 빨리다 골로 갈꺼
할매가 딱 알아보고 그 구미호 년 떼어 주심.
여자 보는 눈 없는 바보 삼촌의 평생 배필을 찾아 주심.
이제 남은 얘기중 하나인 울트라 초 스팩타클 블링블링 러브 스토리 임.
대충 이정도......
여자는,
울 엄마...................여학교 시절 잘 보호해 주셔서 잘 커서 아빠 만나게 해주심.
아들 먼저 앞 세울 박복한 팔자에서 구해주심.
아빠가 쫄딱 망해 그지 되면 거지 사모님으로 사셨어야 될 팔자 고쳐 주심.
외 할머니.................늙그막에 할배 앞 세우시고 10년을 과부로 사셔야 될꺼 막아주심.
외손주 외가집에서 물에 빠져 죽었다는 죄책감으로 한 많은 말년 보내실꺼 구해주심.
큰 외숙모..................남편 비명 횡사 하실꺼 구해주심.
그 시절 큰 애들도(사촌 누나, 형) 둘이나 있고
재가도 힘드셨을꺼니 눈물로 고단한 삶을 사실껄 구해 주신거임.
둘째 외숙모................혜택 못 받은 불쌍한 여인네 임.
막내 외숙모.................평생 반려자를 만나게 해 주심.
겁나 닭살 잉꼬 부부.
젤 재미 있게 살고 계심.
대충 저 정도?
오늘은 중병 걸려 돌아 가실 뻔한 할아버지 살린 얘기 입니다.
상주 할머니는 제가 중 3때 돌아 가셨습니다.
그리고 외 할아버지,할머니는 두 분다 제가 고 2때 돌아 가셨지요.
할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시고 3개월 후에 할머니가 돌아 가셨습니다.
같은 날 돌아 가신건 아니지만 저 정도면 소위 말하는 백년해로 했다고 할수 있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할아버지께서는 그 10년 전인 좋아가 초등학교 입학 한 해에 인생의 큰 고비를 한번 넘기셨습니다.
때는 초가을 어느 날 이었습니다.
더위가 한풀 꺾이고 슬슬 날씨도 활동하기 딱 좋은 때 였죠.
그 날은 우리 외가집 마당에서 장작 화덕을 피우고 가마솥 뚜껑을 엎어 놓고
정구지 지짐이와 쪽파 지짐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정구지는 부추의 경상도 사투리고 지짐이는 전의 사투리 입니다.
밭에서 막 걷어 온 부추와 쪽파를 다듬고 매운 고추를 잔뜩 썰어 넣고는 가마솥 뚜껑에
지글 지글 전을 붙이시던 할머니가 좋아야! 옆집가서 할매 정구지 드시라고 오시라 캐라.
식으면 맛 없다고 와서 드시라꼬 모셔 온나. 하셨고 제가 쪼르르르 모시러 갔어요.
방에 계시던 할매 손을 잡고 집으로 다시 오니 어느새 마루엔 지짐이 몇장이 놓여 있고
할머니께선 어서 오이소, 정구지가 맛있어가 지짐이 좀 지졌어예, 드시이소 하고 자리를 권해 드렸고,
마루엔 할아버지, 상주 할머니, 어머니 저와 제 동생이 둘러 앉았습니다.
할아버지는 마당에서 전을 부치시는 할머니께 그만 하고 와서 같이 먹자고 하시고,
할머니는 이것만 다 지지고예 하시고는 마저 끝내시고 몇장의 전을 더 가지고 오셨습니다.
저와 제 동생이 먹을 고추가 안 들어간 전을 따로 주시고는
냉장고서 시원한 막걸리도 꺼내서 어른들은 한잔씩 하셨죠.
얘기 해가면서 즐겁게 전을 먹었습니다.
그런게 시골 사는 소소한 재미 아니겠습니까?
전을 어느 정도 드시고는 할아버지는 자리를 털고 일어 나셨습니다.
그러시더니 헛간에서 호미며 삽을 꺼내셔선 밭에 가신다고 나가셨습니다.
할매는 지도 갈까예? 했는데 할아버지는 어데, 내 혼자 해도 충분하니 임자는 아즈매랑 전 더 먹고 쉬소 하고는,
아즈매 많이 드시이소 하고 인사를 하시고 나가셨습니다.
할아버지가 어느 정도 멀어 지시자 상주 할매가 은근한 목소리로 물으셨습니다.
좋아 할매야! 요즘 할배 어디 편찮으신데 없나? 하셨고,
함매는 어데예 , 저 양반은 너무 튼튼해가 탈이지예 하셨어요.
할매는 다시 진지는 잘 드시나? 하셨고
저희 할매는 웃으시며 밥 한 사발 뚝딱 입니더. 하셨어요.
그으래? 하시던 할매가 잠시후에 다시 이러셨어요.
할배랑 우리 둘이랑 빙원서 검사 한번 받아 볼까? 하셨어요.
할매가 뭔 소린가 하는 눈으로 쳐다 보시자.
딴기 아니고 우리가 어디 젊은 나이가?
예전 같으면 벌써 칠성판 덮었을 나이 아니가?
죽는거야 뭘 겁나겠노만 아프지는 말고 죽어야 할꺼 아니가?
우리 검산가 뭔가 하는거 병원서 한번 받아보자 하셨어요.
어머니도 듣고 계시다가 그거 좋은 생각이라고 맞 장구를 치셨습니다.
외 할매 생각에도 나쁜 생각은 아닌지라 동의를 하셨지만,
저 양반이 가실라꼬 할까 모르겠네예? 병원 같은데 가는거 질색인 양반인데
아프지도 않은데 검사 하자고 하면.....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의외의 말이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상주 할매는 완전 건강체 였거든요.
제가 기억 하는 한 할매는 감기도 한번 걸린 적 없는 분 입니다.
80이 되셔서도 펄펄 날아 다니시던 분 이었고.
지팡이 한번 짚어 본 일이 없이 꼿꼿하게 다니시던 분.
돌아 가시기 전 날에도 집안 대 청소를 하셨던 분이니까요.
그런 분이 먼저 병원 얘기를 꺼내 신거만 봐도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죠.
할매는 그 날 저녁에 일을 끝내시고 할아버지가 들어 오시자마자 검사 얘길 하셨고,
예상대로 할아버지는 방방 뛰셨습니다.
한창 농사일 바쁠 철에 아프지도 않은데 씰데 없는 짓을 와 하노? 하시면서....
할머니로썬 도저히 역 부족 이었고
어머니까지 나서서 설득을 했지만 할아버지는 요지부동 이셨어요.
그때, 상주 할매가 오셨어요.
할배요, 우리 나이면 그거 한번 해 봐야 된다카네요.
만약, 모르고 있다가 빙이 덜컥 걸리면 아들 한테 을매나 부담이겠는교?
내도 요즘 몸이 좀 이상한기 그래가 가자고 한 긴데.....
노인들은 나라서 지원 해줘가 돈도 몇푼 안든다는데 가입시더~~~~
할아버지는 차마 상주 할매 부탁까지 거절은 못하시고 몇일 뒤에 함께 검사를 하러 가셨습니다.
검사 오기 전엔 금식을 하셔야 한다는 말에
쌩으로 굶어 가면서 이기 무슨 지X이고 하시면서
투덜 투덜............
전 학교를 가야 해서 따라가지 못하고 어머니가 세 분을 모시고 다녀 오셨어요.
보건소 인지 상주 시내 병원인지는 모르겠고...
몇일 후에 검사 결과가 나왔지요.
결과는.....................세 분 모두 이상 없음 이었어요.
특히 상주 할매는 병원서 2번 놀라더랍니다.
할매가 원 나이보다 5살은 나이가 많아 보여서 한번,
검사 결과가 도저히 노인 이라고 믿기 어렵게 좋아서 한번.
검사 결과가 이상 없다고 나왔는데 오히려 할매의 얼굴이 어두웠습니다.
그래? 하고 결과를 들으시고는 별말 없이 집에 가셨는데...
다음 날 저녁에 큰 외삼촌이 들이 닥치셨습니다.
그러시더니 다짜고짜 아부지,
내일 대구 큰 병원에 가서 검사 한번 받으입시더. 하시는거예요.
할아버지는 야가 바빠 죽겠구만 갑자기 뭔 뚱딴지 같은 소리고? 하셨고
안 간다고 뻐팅기셨습니다.
하지만 상대는 나이 40이 훌쩍 넘은 집안의 기둥 큰 아들 이었습니다.
아버지 참말 와 이리 고집 이십니꺼?
큰 아들이 아버지 걱정되가 효도 한번 할라 카는데 그거도 못하게 하는교?
벌써 대학 병원에 예약도 다 해 놨어예.
거는 예약 할때 돈도 미리 다 줘야되예.
안 가시면 그 돈 그냥 다 날리는기라.....하시며 사기 까지 치셨어요.
할매나 엄마가 가자고 했으면 말 안들으셨겠지만
나이 많은 큰 아들 말을 마냥 무시하지 못하신 할아버지는
야가? 야가? 참!! 하시다가 끌려 가셨어요.
그렇게 할매랑 두 분은 큰 외삼촌 차를 타시고 다음 날 검사를 받기 위해 대구 외 삼촌 댁으로 가시고,
모시고 나가시며 마당에 서 계시던 상주 할매와 눈빛을 교환 하시며 눈을 찡끗 하시더군요.
우린 그제사 무슨 일인지 짐작 했고 두분이 떠나시고 나서 할매가 얘길 하시더군요.
아무래도 맘에 걸려서 내가 큰 애 한테 밤에 연락을 했다고..
이미 경험으로 할매 말이면 팥으로 메주 쑨다해도 그럴수도 있을꺼라 생각 하신
큰 외삼촌은 담 날 회사를 조퇴 하시고 달려 오신거죠.
궁금해 하며 묻는 어머니께,
검사 해보면 안다. 별일 없으면 다행 인거고....하셨고.
할아버지는 다음 날 검사를 받으시고 돌아 오셨습니다.
그리고 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까지 심기가 불편 하셔서
온 집안을 살 얼음 판으로 만드셨죠.
저야 할매 집으로 피난을......
그리고 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 전화는 안 오고
이번엔 큰 외삼촌과 둘째 외삼촌이 쌍으로 들이 닥치셨습니다.
급하게 들어 오시더니,
어무이, 어무이 아부진 어디 계시는교? 하셨고.
할매가 밭에....라고 하시자 둘째 외삼촌께
야 야! 빨리 모시고 온나! 하시자 둘째 외삼촌이 네! 행님 하시곤
바람처럼 뛰어 갔습니다.
어머니가 건넨 물을 들이키시더니 할매에게 엄마도 같이 가실끼지예?
아부지 당장 입원 해야 합니더
하셨고 거의 할아버지를 엎어서 둘째 삼촌이 돌아 오시자 마자
두 분을 태우시곤 거의 납치하듯 떠나 가셨어요.
아마 모르는 사람 봤으면 경찰에 납치 신고 하셨을 껍니다.
엄마는 옆집을 뛰셨습니다.
가셔서는 할매에게 우찌된 거냐고 하셨고
할매는 음...아마 검사 한기 뭐가 나왔나 보다며
이런 건 미리 입방정 떨면 안된다 시며
괜찮을 꺼니 너무 염려 말라 하셨어요.
할아버지는 위 암 초기 셨어요.
그 것도 발견 한게 거의 기적에 가까울 초기 였답니다.
내시경에서도 긴가민가 하셔서 그 부분 조직 검사해서 겨우 알아냈다더군요.
의사들도 이걸 알아냈다고 뿌뜻해 할만큼요.
할아버지는 몇일 입원과 수술 회복을 거치시고 다시 집에 오셨고
덕분에 엄마는 밭일 하시느라 죽을 고생 하셨어요....데헷!
나중에 할아버지 퇴원겸 회복을 축하하는 조촐한 파티를 했는데
그 자리서 상주 할매가 얘길 해주셨습니다.
그 무용담은,
우리가 정구지를 먹던 전 날 할매가 주무시다 꿈을 꾸셨다고 해요.
꿈에 할머니가 모시는 그 할아버지 신이 찾아 오셨다고 합니다.
꿈에 자다가 눈을 뜨니 그 분이 서 계시더래요.
아이고!!! 우짠 일이 십니꺼? 라는 말에
아무 말씀 없이 할머니 손을 잡아 끄시더래요.
그 분이 할머니가 모시던 큰 신 이신데
할머니가 나이 드시고 무업을 안하시자 자주 안 찾아 오시고
계속 밖으로 나도셨다고 하는데
그 날 그렇게 잡아 끄시자 덜컥 겁이 나더랍니다.
아이고...내가 오늘 죽나보구나!
내 죽는다고 저승사자 안 보내고 할아버지가 직접 데리러 오셨나 보네......
이럴줄 알았으면
좋아 얼굴이나 한번 더 자세히 봐두는긴데.....하시며 따라 가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집 밖으로 나오신 할아버진 앞서셔서 뜻밖에 우리 집으로 들어 가시더래요.
왜 좋아네 집엘 들어 가시나? 하고 따라 갔더니,
할아버지가 할머니, 할아버지 주무시는 안방 문을 열고 들어 가셔선
외 할아버지 옆에 쪼그리고 앉으시더니 이불을 걷고 할아버지 배를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시더래요.
상주 할매가 의아해 하며 보시자
할매를 쳐다보시더니 알아 들었냐?는 눈빛으로 계속 배를
쿡쿡 찌르시더니 할일 다했다는 표정으로 다시 나가 시더랍니다.
할매가 급히 따라 나가자 뒤도 안 돌아 보시고는
휘적 휘적 어둠 속으로 사라지시더래요.
깨시고는 이건 필시 그 부위가 병이 난거다 생각을 하셨다는데
할아버지가 손가락으로 찌르시던 부분이
명치 부분, 그러니까 위 있는 부분 이었죠.
아마 할아버지를 구해 주셨다기 보다는 상주 할머니의 가장 친한 벗인
외 할머니가 슬프고 외롭게 말년을 보내시게 될게
걱정 되시어 한번 도와 주신거 같아요.
외할매는 엄청 순종적이시고 마음이 여린 분이라
할아버지 돌아가셨으면 슬픔에 제 수명껏 못 사셨을꺼예요.
병원서 만약 발견 못했으면 위암 특성상 증상이 나타나면
대부분 말기라서 다음 해를 못 넘기셨을꺼라 하셨죠.
덕분에 덤으로 10년 수명 더 얻으시고
매년 검사 했지만 재발 하지 않으시고 건강하게 사시다가
집에서 자손들에게 둘러 쌓이셔서 편안하게 가셨어요.
3개월 뒤엔 할머니도 자손들에게 둘러 쌓여 편히 가셨고
가시기 전에 내 가면 상주 할매가 젤 반가워 하시겠다고 웃으셨습니다.
From_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community/327/read?articleId=25918355&bbsId=G005&searchKey=userid&searchName=%EB%B0%B1%EB%91%90%EB%B6%80%EC%A2%8B%EC%95%84&itemId=145&searchValue=U4v.3jdegds0&pageInde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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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 - 백두부좋아]상주할머니 9(下)
그렇게 두 집을 더 터시고야 그제사 시장으로 향하셨어요.
그리고 가신 곳이 군용품 파는 곳.
혹시 야전 침대라고 아시나요?
군용 간이 침대.
그거 하나 사시고 담요도 두어장 사신 뒤 배달 시키시고,
이불집에 가서 베개랑 두꺼운 이불도 하나 사시고 요도 한 장 사시고요.
전파사 들려 중고지만 작은 티비도 하나 사시고요.
그걸로 그 가게에 아줌마 방을 꾸미셨어요.
다 꾸미시고는 아줌마를 그리 데려 오셨습니다.
아주머니는 거기까지 오셔서는 쭈삣 쭈삣 하셨어요.
아마 하도 괄시를 받다보니 어딘가 집안엔 들어가면 안 된다는 의식이 박혀 있었나 봐요.
할머니는 괜찮다고 억지로 잡아 끄시어 가게로 들어와선,
"어떻노? 가정집만 하겠나만 그래도 여기면 편히 쉴만 할끼다.
이제 장마도 곧 올낀데 거기서 비 맞고 그라지 말고 깜깜해 지면 여기로 와서 자거라.
이 침대 니꺼다, 한 번 누워 보거라."
라고 하셨고 아줌마를 누이셨습니다. 그리고 손수 이불을 덮어 주시며,
"비 오는 날 추우면 이 두꺼운 이불 덮고 더울 때는 이 담요 덮고 자래이~ 불은 킬 줄 아나?"
할매는 어두워지면 불 꼭 키라고 손수 불을 키셨다 끄셨다 해 보이시며 한 번 시켜 보시고,
이번엔 테레비는 킬 줄 아나? 한 번 해 보그래이 라고 아주머니가 티비를 킬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잘 하네......밥에 심심하다고 돌아 다니지 말고 일찍 들어와서 테레비도 보고 쉬그라....알았제?"
하셨고 아주머니 용하게도 알아 들었는지 헤벌레 웃으시며 좋아 하셨습니다.
휴!~~~ 할매도 한시름 놓으셨습니다.
그냥 그 아줌마를 두셨으면 할매 성격에 걱정하다가 병 생기셨을 겁니다.
그리고는 아픈데 어디 나가지 말고 여기서 쉬거라 하시고는 절 데리고 나오셔선 바로 앞에 있는 식당으로 가셨습니다.
길 건너가 바로 식당이었거든요.
그리고는 그 식당 주인에게 말씀하셨죠.
"........................그래가 앞으로 저 앞집 가게에서 살 거니까, 집에 들어와가 불 켜지면 따뜻한 밥, 저녁 한끼라도 먹게 매일 가져다 주
소, 오늘은 아프니까 놔두고 내일 부터 가져다 주소. 셈은 내 미리 한 달치 드리고 매달 선불로 드릴테니 미친 여자라고 그냥 아무거나
막 주지 말고 좋은 일 한다고 생각하시고 맛난 거 많이 좀 챙겨 주이소."
이러시면서 한 달치 밥값을 선불로 주시고는 절 데리고 그 공터로 다시 가셔선 아까 아줌마가 먹은 그릇 챙겨 다시 그 집으로 가셨습니다.
급한 맘이 이제 다 가라 앉으셨는데 그제야 겨우 제가 맘 편히 따라 갈만 하더이다.
꽝꽝꽝....
"누구....?"
"내다......"
또 우당탕 뛰어 나오는 소리가 들리고 이미 그 날 영업을 접으신 아주머니가 나오시자 할매는 그릇을 내미시더니,
"고맙데이.....갸 ㅇㅇ보살네 딸린 가게에 앞으로 지내게 되었다.
니 이따 미음 한 번 더해가 갸 좀 먹이거라."
아줌마는 공손하게 네~~~~
그리고 돌아 오는 길에 비가 내려서 더 뿌듯하셨을 겁니다.
'비 오네? 갸 거기 그리 두고 왔으면 맴 편하지 않아 우얄뻔 했노?' 하시면서요.
그리곤 할매는 장에 갈적마다 아줌마를 만났습니다.
아줌마는 장날이면 할매가 오실 때까지 버스 정류장에 나오셔서 일찍부터 기다리셨어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고,
늦은 가을 어느 날 할머니 집에 식구가 하나 늘었습니다.
할머니께서 그 아줌마를 아주 집으로 데리고 들어오신 거죠.
할매는 아줌마에게 '앞으로 여가 너거 집이다 생각하고 지내거래이. 가고 싶을 때는 언제든지 떠나도 좋으니까, 겨울 동안만이라도 이곳에서 나랑 지내자. 거는 이제 추버서 못잔데이." 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아줌마는 할매집에서 겨울을 나게 되셨어요.
우리 엄마가 할매한테 한 소리 했다가 혼꾸녕이 나셨죠.
"아즈매!!~~~ 우쟈자고 저 여잘 데려 오셨는교?
지금까지 해주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닌데 우쨜라고예?~~~"
할매가 벌컥 화를 내셨습니다.
"뭐라꼬? 이 몬땐 가시나가 뭐라꼬 씨비려쌌노?
가시나야!! 내가 니한테 쌀을 달라 카더나? 밥을 해 내라 카더나?
남는 방 하나 주고 내 먹는 밥상에 수저 한 벌 밥 한 공기만 더 푸면 되는긴데....
먹여도 내가 먹이고 재워도 내가 재운다. 이 엉디에 뿔날 X아!!!!"
"참..아즈매도 아 듣는데......지는 아즈매 힘 드실까 봐...."
"챠라 가스나야!!!"
데헷 ㅋㅋㅋㅋ 내 그럴 줄 알았네..... 할매한테 그렇게 말하면 혼날꺼 어린 내도 알겠더만....엄마 바보!!!
아주머니가 할매집에 오시고 다음 날 놀러 가보니 웬 이쁜 아줌마가.....
데려 오신 날 할매가 목욕도 싹 시키고 옷도 이쁘게 새옷으로 사 입히셔서 못 알아봤어요.
와!!!! 저렇게 멀쩡하신 아줌마가.........
그리고는 저랑 아줌마를 데리고 시내로 나가셔선 미장원서 아줌마 머리를 단정히 정리하시고, 제 머리도 잘라 주시고....
아무도 아줌마를 몰라 보더군요.
아이고 할매 오늘은 며느님도 같이 나오셨나보네예? 하고 말들 하더군요.
그렇게 할머니 집에서 지내기 시작했는데 한 날은 저랑 마루에 앉아 화단에서 꽃 구경 하시는 아주머니를 물끄러미 바라 보시더니 한숨을 푹 쉬시며,
"전생에 뭔 죄를 그리 크게 졌길래 저리 큰 고통을 받노?"
그러시고는 혼잣말로 "그래.... 니는 미쳐가 사는기 그나마 다행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지 않느냐?" 라고 하시는 겁니다.
전 깜짝 놀랐어요.
"할매 그게 뭔 소린데예?"
"좋아는 안 비제? 지금 아줌마 옆에는 아기 귀신이 3명이나 붙어 있단다."
그러시며 정신이 온전치 못 하니 크게 영향받진 않을 거라고 하셨죠.
전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냐며 할매가 쫓아버릴 수 있잖냐고 했어요.
그러자 할매는 고개를 흔드시며 엄마가 좋아서 곁에 있는 애들을 어찌 내가 쫓아버리냐고 하셨어요.
전, 그래도 귀신이 가면 아줌마가 다시 멀쩡해지실 수도 있잖냐고 했더니,
할매는 "그래서 더 쫓으면 안 되는 기다.." 라고 뜻 모를 얘길하셨고, 멀뚱거리며 놀란 얼굴로 쳐다보는 제게,
"좋아야! 사람에게는 견딜 수 있는 고통의 한계란 게 있는 법이란다.
아줌마는 그 한계를 넘는 고통을 받아 미친거데이.
아마 아줌마가 다시 정신이 돌아오면 며칠 못 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끼다." 라고 하셨어요.
자살을 하신다니.
할매의 보살핌을 받으시자 아줌마는 눈에 띄게 안정이 되어 갔습니다.
미친 사람이라고 항상 미쳐있는 게 아니란 걸 알게 되었어요.
어느 날 아줌마의 정신이 유난히 맑은 날이였습니다.
할머니를 쳐다보시더니 "감사해요" 라고 하는 겁니다.
얼마나 놀랐다구요.
전 아주머니가 말 못하는 벙어린 줄 알았거든요.
아주머니는 할머니 은혜는 저승 가서도 잊지 못할 거라 하시며 눈물을 흘리셨어요.
그리고는 아줌마 얘기를 하셨어요.
아줌마는 그냥 평범한 가정의 주부였다고 해요.
남편도 자기에게 잘 해주고 아이도 두 명이 있고, 그 당시에 뱃속에 애기도 하나 있던 단란한 가정이었답니다.
단지, 집이 가난했기에 남편도 일을 하지만 자신도 공장에서 열심히 일을 했다고 해요.
그러다가 아줌마 공장 월급날이었답니다.
그 날은 끝나고선 월급도 받았으니 애들 옷이나 한 벌씩 사주겠다는 생각에 시장에 가셔서 예쁜 애들 옷 두 벌을 사시고 곧 태어날 애기 옷도 한 벌 사셔선 즐겁게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고 해요.
집에 거의 도착하자 동네 아주머니 한 분이 아줌마를 발견하고는 막 뛰어 오시더랍니다.
아주머니는 웃으시며 인사를 했는데 그 동네 분은 사색이 되어선 아주머니께 그러더래요.
"어디 갔었어? 공장에 연락하니 퇴근 했다더만........애들, 애들이........."
아주머니는 직감적으로 뭔가 큰일이 났다는 걸 아시고는 한달음에 집으로 달려 가셨대요.
그런데 작지만 편히 쉬던 집은 시커멓게 불에 타 있고,
소방수에 의해 밖으로 나온 애들은 이미 질식해서 둘 다 죽어 있었답니다.
아줌마는 그 충격으로 정신을 잃으셨는데 그만 뱃속의 아이까지 유산을......
그리고 미쳐버리신 거죠.
남편 분은 처음엔 아줌마를 보살피셨지만 점점 사이가 멀어졌대요.
아이들도 다 잃고 아줌마는 미쳐버렸으니 무슨 집에 미련이 있었겠어요.
어느 날 아저씨는 미친 아줌마만 놔두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리시고, 아줌만 혼자 떠돌다 상주까지 흘러 들어오신 거죠.
그 얘기 하시더니 늘 소중히 가지고 다니시던 보따리를 푸셨는데ㅡ 거기엔 잡동사니들과 또 다른 보따리가 하나 있었어요.
그 보따리를 풀자 소중히 지니고 다니신 깨끗한 애들 옷이 들어 있었고,
유일하게 애들을 추억할 수 있는 물건이라며 아무리 정신이 없어도 그것만은 꼭 가지고 다나게 된다시며 통곡을 하셨습니다.
할머니 무릎에 얼굴을 묻고는 애처럽게 우시고, 할머니는 그래 그랬구먼 하시며 아주머니 등을 토닥여 주셨어요.
그 날 애들은 엄마가 늦게 오자 지들끼리 뭘 해먹겠다고 불을 붙인 게 화재의 원인이었답니다.
아주머니는 그 날 옷만 사러가지 않았어도 애들이 그리 죽지는 않았을 거라며,
아니, 조금만 더 빨리 왔어도 애들이랑 함께 죽기라도 할 수 있었을 거라며 우셨고,
전 옆에서 아줌마가 빨리 다시 미치시길 바랐어요.
다행인지 맑은 정신은 오래 가지 못 하더군요.
그리고 아줌마가 왜 나만 보면 자꾸 만지려 하시는지도 알았어요.
아주머니가 그 날 우리 애도 살았으면 좋아만 할 껀데.... 라고 하셨거든요.
그 전에는 아줌마가 만지려 하면 정말 싫어했는데
그 이후론 아주머니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아주머닌 할매 집에서 겨울을 보내시고는 봄에 다시 가출을 하셨습니다.
날도 풀리고 아주머니는 다시 시내에 있던 가게로 가셨기에 할매도 굳이 데리고 오려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그 해 봄은 그렇게 아줌마의 가출과 좋아의 초등학교 입학으로 갑자기 할매가 쓸쓸해지셨어요.
그래서 전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오면 더 열심히 할매랑 놀아드렸죠.
집은 잠만 자는 곳일 뿐 거의 모든 시간을 할매랑 같이 했고, 할머니는 장날이면 장에 가셔서 아줌마를 돌봐 주셨어요.
그리고 다시 겨울이 오면 데리고 오셔서 함께 지내시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일이었죠.
그 해엔 아주머니의 가출이 좀 빨랐어요.
그리고 그 소중히 간직하던 보퉁이도 두신 채 나가셨어요.
할머니는 보퉁이를 가지고 아줌마를 찾아 가셨는데, 아주머닌 그 가게로 들어오지 않았다고 해요.
하루 종일 찾아 다니시고는 못 만나고 오셨다네요.
다행히 전날 시장서 돌아다니는 걸 보신 분들이 있어 무사하심만 확인하셨죠.
그리고 꽃샘 추위가 찾아 왔어요.
그 해의 꽃샘 추위는 정말 지독하게 추웠어요.
방학 때라 집에 있었는데, 하루종일 할매가 걱정하시다 아줌마께 다녀 오셨는데 또 못 만났나 보더군요.
오셔서는 "이 추분데 야가 오데갔노..?" 하며 걱정을 하셨어요.
그 추운 밤이 지나고 다음 날 낮엔 햇살이 유난히도 따뜻했어요.
오랜만에 봄 바람이라 할매랑 마루에 앉아 콩을 고르고 있었어요.
도란도란 얘길 나누며 콩을 고르는데,
갑자기 할매가 무슨 기척을 느끼셨는지 대문쪽을 무심코 보시다가 순간 놀란 눈으로 벌떡 일어서셨어요.
그러시더니 입도 눈도 손까지 떠셨죠.
기운이 빠지시는지 자리에 털썩 주저 앉으셨고 그 바람에 콩들이 막 흩날리고.
그러시더니 갑자기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셨어요.
우리 철혈의 할매가요.
"기어이......기어이 일이 이리 되었구먼 하시고는 애들이 엄마 마중 나왔구먼!
그래....이제사 자네 얼굴이 편안해 보이네 그려."
하시고는 우시면서 웃으셨습니다.
"지금 가는겐가?
먼 길 가는데 배고파 가면 저승서도 허기를 못 면하는 법이네.
마지막으로 내 밥 한 끼 잡숫고 가시게나."
할매는 그렇게 소매로 눈물을 훔치시곤 부엌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전 어쩔 줄 몰랐어요.
제 눈엔 아무것도 안 보이니까요.
그 때 뭔가가 제 볼을 만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엄청 따뜻한.....
할매는 새로 밥을 하시면서 저를 부르셨어요.
"좋아야! 우유는 없을테고... 집에 혹시 분유 있냐?"
저희 동네 구멍가게에 우유 같은 사치품은 없었거든요.
전 얼마 전 다녀간 작은 외숙모가 ㅇㅇ이(그 때 갓난 아기 였던 외사촌 여동생.) 먹이고 놔두고 가신 거 있어요! 했더니,
할매는 "잘 됐다! 엄마한테 우유 한 잔 타 달라 해서 가져와라"." 라고 하셨고,
전 집에 가서 우유를 타왔더니 마침 할매가 밥상을 들고 나오셨어요.
밥이 3공기 수저가 3벌 그리고 반찬들......
할매는 제가 가지고 온 우유도 밥상에 놓으시고는 어여들 먹어, 많이 먹어하며 쳐다보셨어요.
한참을 쳐다보시더니 아이구 내 정신 좀 보게 하시더니 안방으로 들어가셨어요.
그리고 한 손엔 아줌마 보따리를,
한 손엔 깨끗한 옷 한 벌을 들고 나오셨죠.
그 옷,
저도 잘 아는 옷이었습니다.
할머니가 애지중지 하시면서 시간 날 때마다 한 번씩 꺼내 보시고 쓰다듬으시던 옷,
할머니가 저승 가실 때 입고 갈 거라며 아끼시던 수의 한 벌이었습니다.
제게 "내 혹시 못 입고 죽거들랑 꼭 이옷 입혀줘야 한다고 말하거래이" 라고 하시며 신신당부 하셨던 옷이죠.
그리고는 마치 아줌마 앞에서 자랑하듯 펼쳐 보이시며,
"윽수로 곱제?
니한테 선물로 주꾸마, 이거 입고 가거래이.. 저승시왕께서도 곱게 하고 온 아를 더 좋아 하신대이.."
하며 웃으시더니 마당에서 불을 붙이셨어요.
보퉁이에서 아이들 옷도 꺼내 차례로 태우시더니
"그래, 정말 곱대이!~~~~ 이제 가그라.
이승에 아무 미련도 두지 말고 뒤도 돌아 보지 말고 바삐 저승까지 한달음에 달려 가거래이!~~"
그리고 아주머니가 떠나시는 듯 할머니 눈길이 마루에서 마당으로 그리고 대문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는 아주머니께서 인사를 하시는지 할매는 어서 가란 손짓을 하시다가 손을 흔들어 주시더군요.
저도 옆에서 할매 손을 꼭 붙들고 한손을 흔들었습니다.
아줌마! 빠빠이!~~~~
그러시고는 할머니는 크게 손을 드시고 내리시며 가슴에 모으시고는 계속 '극락 왕생 하소서 극락 왕생 하소서' 하고 오랫동안 축원을 하셨습니다.
그러시고는 상을 대충 치우시고 콩도 치우시고는 "좋아야, 할미가 오늘 좀 많이 피곤타. 오늘은 그만 집에 가거라.." 하시며 안방으로 들어가셨고 전 어쩔 줄 몰라 마당에 잠시 서 있었는데,
방으로 들어가신 할머니가 대성통곡을 하셨습니다.
불쌍해서 우야노!~~~ 불쌍해서 우야노!~~~ 가여운것, 불쌍한 것! 하시면서.....
다음 날 할매가 오늘도 많이 슬퍼하시면 어쩌나 하고 가봤더니,
밤새 맘을 추스리셨는지 다시 철혈의 할매로 돌아오셨더군요.
그리고 며칠 뒤 저는 개학을 하고 학교에 갔습니다.
아이들은 방학 동안 일어난 일을 얘기하느라 바뻤습니다.
그 때,
한 아이가 하는 소리에 제 귀를 의심했죠.
"애들아! 너거들 그 소식 들었나?
시장 돌아다니던 그 미친 아줌마 안 있나?"
전 아는 사람 얘기라 귀가 솔깃해졌어요.
"지난 달에 억수로 추분 날 안 있었나?
그 날 그 아줌마 우리 동네 짚단 쌓아둔 데서 자다가 얼어 죽었다 아이가....."
From_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community/327/read?articleId=25890699&bbsId=G005&itemId=145&pageInde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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