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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 - 백두부좋아]상주할머니 9(中)
약속한대로 오늘도 글을 씁니다.
오늘은 슬픔이 몰려 있는 후반부 얘기입니다.
전 예전 생각만으로도 울컥해서 눈물이 핑 돕니다.
제가 얼마나 글로 잘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엄청 우실지도 모릅니다....데헷@@!!
저... 분명 미리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손톱과 발톱을 다 깎아 주신 후 가져오신 보따리를 푸셨습니다.
그리고는 아주머니께 하나씩 다 권하시며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맛나제?.....다 말린 음식이라 상하지 않을거라 하시면서.
그리고 배 곯지 말고 잘 챙겨 먹으란 당부를 하시고는 제 손을 잡고 시장으로 가셨습니다.
그 곳은 아까 그 빵집....
아! 안 끝났구나? 이제 한 판 하시나? 했는데 할머닌 아저씨를 조용히 부르시더니 만원짜리 세종대왕님을 한 장 주시며,
불쌍한 사람 아니가? 아재한테 뭔 해꼬지를 한 거도 아니고 오죽 먹고 싶었으면 그라겠노?
다음에 또 보거든 메몰차게 그라지 말고 빵 좀 주소.....이 돈만치 다 먹으면 셈은 또 내가 해줄테니...
아저씨도 좀 부끄러우셨던지 뒷퉁수를 긁으시며 그러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빵집을 뒤로 하고 돌아오는 길에 할매께서 물으셨어요.
우리 좋나 뭐 먹고 잡노?
전 조금도 망설임 없이 순대라고 대답했어요.
할매가 웃으시며 며칠 전에 아줌마가 순대 먹는 거 보고 좋아도 많이 먹고 싶었나 보다며 시장의 순대 좌판으로 가셨어요.
예전 시장 순대 좌판 기억하시나요?
큰 양은 다라이에 순대랑 내장 가득 놓고 목욕탕 의자에 앉아서 먹던..........
할매랑 둘이 앉아 순대를 시켜 놓고 먹었어요.
할매는 제게 사이다 한 병 사주시고 할매는 소주 1병 하시면서....
순대 아줌마는 쪼그만 꼬마가 오물거리며 순대를 먹는 게 귀여웠나 봅니다.
아가 순대를 잘먹네예?
할머닌 얜 뭐든지 안 가리고 잘 먹는다고 한 마디 하셨습니다.
뭐라도 한 가지씩 칭찬하셨던 할매, 할매 눈에 제가 뭘 한들 안 이뻤겠습니까?
그리고 아줌마는 옛다!! 써비스다 라며 순대랑 간을 잔뜩 더 썰어 주셨어요.
그러시더니 할매께 "할매요!~~~ 할매는 억수루 무섭게 생기셔가 우찌 맴은 그리 비단결 인교?" 하시며 그 미친 거지 아줌마 얘기를 하는 겁니다.
아마 지나다가 보셨었나 봅니다.
"할매는 나중에 복 많이 받으실낍니더, 그래 맴이 고우시니....."
그러자 할매는 손사래를 치시며 "아니요.....내가 그 사람에게 더 고맙소.." 라고 하셨어요.
영문을 몰라 쳐다보는 순대 아주머니께 그러시더군요.
"내 나이 70이요. 앞으로 살면 얼마를 더 살겠소?
나 죽어 저승에서 편하라고 공덕 쌓을 기회를 주는 건데 내가 고마워 해야 되지 않겠소?"
그러시곤 "아주머니도 장사하는 집에 그런 사람 오면 딴 손님께 폐란 걸 나도 잘 아니 이리 앉치고 대접 하긴 힘들꺼요. 허나, 신문지에 순대 몇 조각 싸서 배고픈 이에게 베푸는 거야 뭐 그리 어렵겠소?" 라고 하셨어요.
아주머니도 크게 생각한 바가 있으신지 고개를 끄떡 끄떡 하시고는 나도 그리 하겠다고 하셨죠.
그렇게 할머니의 일은 하나가 더 늘었어요.
장날 장에 가시면 가장 먼저 하시는 일이 그 아주머니를 찾아 잘 있나 살피시고 뭐라도 하나 먹이고 나서야 당신의 볼일을 보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그 날도 장에 가서 그 아줌마부터 찾아 다니는데 그날따라 아줌마가 안 보였어요.
할머니는 급기야 상인들에게 아줌마에 대해 물으셨어요.
글쎄에? 그라고 보니 오늘은 하루 종일 안 비는 거 같던데.....
할머닌 상인들에게 그 아줌마가 혹시 저녁에 어디서 자는 줄 아냐고 다시 묻고 다니셨고, 한 상인이 소재를 알고 있더군요.
시장서 가까운 공터에 시멘트로 만든 큰 하수도 관을 쌓아 놓은 곳이 있는데 밤에 그 속에서 잔다고요.
할매는 절 데리고 한달음에 그리로 달려가셨습니다.
아줌마는 그 곳에 계셨습니다.
아마 전날 상한 음식을 주워 드셨는지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누워 계시다가 할매를 보자 애처러운 구원을 바라는 눈빛으로 쳐다보시더군요.
주변엔 여러군데 토해 놓으셔서 시큼한 냄새와 설사도 하시고 제대로 뒷처리도 못 했는지 똥 냄새가 진동을 했습니다.
할머니는 우야노? 우야노? 하시더니 꼼짝 말고 누워 있으라고 하시더니 어딘가로 막 뛰어 가시고 좋아도 덩달아 방울소리 들리도록 뛰었어요.
할매가 가신 곳은 그 공터서 가까운 무속인 집이었어요.
할매가 집에 뛰어 드시며 야 야! 야 야! 하고 부르셨고,
할매 소리에 방에서 손님 점사를 봐주시던 그 집 아주머니가 놀라서 맨발로 뛰어 나왔어요, 우짠 일이십니꺼? 하고요.
할매는 집으로 들어가시며 그 특유의 용건만 간단히 대화법으로 아주머니께 얘길하셨습니다.
"니 지금 빨리 미음 좀 쒀봐라!!!"
그리고 영문을 몰라 대답부터 하시며 부엌으로 들어가시는 아주머니께 다시 "니 안 입는 치마 하나 있나? 치마랑 빤쓰 하나 도고." 라고 하셨어요.
아주머니가 부엌으로 들어가시다 다시 방으로 들어가시자 할매는 점사를 보던 손님들께,
"죄송합니데이.. 쟈가 좀 할 일이 있어가 좀 많이 기다리셔야 할낀데 내일 다시 오시면 안되시겠는교?" 라고 하셨습니다.
손님이 돌아가시고, 할매는 아주머니가 가지고 나온 치마랑 팬티를 받아 살펴보시더니 팬티를 확 집어 던지시며 버럭 화를 내셨습니다.
"가시나야!!! 치마는 헌걸 줘도 빤쓰는 새걸 내와야지 니 입던 빤스를 주면 우야노?"
아줌마가 새 빤쓰 가지러 가신 사이 할매는 냉장고에서 보리차 한 병이랑 옆에 있던 두루마리 화장지 하나까지 챙기시고는 제게 "좋아야! 니 여기 있다가 아줌마가 미음 쒀 주시면 거로 가꾸온나."
하시곤 빤쓰까지 받아 드시고 부리나케 나가셨어요.
무슨 폭풍친 거 같았어요.
그제야 아줌마는 부엌에 들어가시어 미음을 쑤시면서 제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전 아줌마께 거지 아줌마 얘길했어요.
아줌마는 그런 일이 있었냐며 놀라시며 진작 나라도 들여다 봤어야 하는데 하시며, 할매께서 잘 살피라고 하셨는데 나중에 불벼락 맞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고 웃으시더군요.
전 어린 맘에도 할매가 주인 아줌마께 너무 한 게 아닌가 생각했어요.
손님도 다 쫓아보내시고 일까지 시키셨으니까요.
전 아줌마께 우리 할매 미워하지 마세요 라고 했고,
첨엔 뭔소린 줄 몰라 어리둥절해하시다가 제 말 속뜻을 이해하시고는
막 웃으시며 그럴리가 있냐시며 할매한테 직접 이런 부탁 받는 게 얼마나 큰 영광인지 너는 모를꺼라며 웃으셨습니다.
아마 그 아줌마 맘이 사단장에게 직접 부탁 받은 이등병의 마음이 아니였나 생각합니다.
묽게 쑨 미음과 간장 한 종지를 가지고 다시 가보니 벌써 할매는 주변을 싹 치우시고 아주머니 옷도 갈아 입히셨더군요.
언제 사오셨는지 약국 약 봉투까지 있어서 벌써 약을 먹이셨구나 했어요.
아줌마는 속병이 나고서도 많이 굶으셨는지 미음에서 눈을 떼질 못했습니다.
할머니는 미음 쟁반을 받아 드시고는 미음에 간장을 섞으셔서 직접 떠 먹여 주셨어요.
아줌마는 마치 제비 새끼 모양 잘 받아 드셨습니다.
그리고 할매는 미음을 다 먹이시고는 뭔가를 한참 생각하시더니, 여서 이래 지내면 안 되겠다, 없는 병도 만들어 생기겠네 하시며 아주머니를 눕히산 뒤, 내 올 때까지 어디 가지 말고 꼼짝하지 말고 누워있으라고 하시고는 절 데리고 어디론가 가셨어요.
그 곳도 무속인 집이었어요.
그 곳은 독채의 단독주택이었는데 특이하게 길쪽 담으로 쓰지 않는 작은 가게가 있었어요.
갔을 땐 이것 저것 잡동사니들을 넣어 두던 창고로 쓰셨나 봐요.
또 다짜고짜 쳐들어 가시네요.
그 집 주인은 할머니가 오시자 또 맨발로 달려 나왔어요.
왜들 할매만 보면 맨발로 뛰어 나오는지.....
이번에도 다짜고짜 얘길하셨습니다.
"니 담벼락에 붙은 가게 안 쓰는 기제? 그거 오늘부터 내가 쓸란다. 됐나?
그리고 니 돈 좀 도고.......그냥 있는대로 다 도고...."
그냥 통보만 하시고는 마당에서 빗자루랑 쓰레받이를 들고 가셔선 다 정리 하시고는, 따라 나온 집 주인에게 "마대 갔다가 한 번 싹 닦아라, 먼지 안나구로...." 라고 하셨어요.
우와!!! 누가 집 주인이지?
그러시고는 돈을 받으셔선 세보시더니 이거 가지곤 모자르겠다 하시면서 또 어디로 휘적 휘적 가셨습니다.
저 그 날 뭐 빠지는줄 알았습니다.
할매 걸음은 성인 남자도 맞추기 힘드실 만큼 빠른 걸음이거든요.
평소엔 좋아에게 맞추어 걸으시는 매너 걸음이셨는데,
그 날은 맘이 바쁘셨는지 그런거 없었습니다.
제 짧은 다리로 죽도록 뛰어야 했죠.
할머니가 가신곳은 또 무속인 집......
딱 한 마디만 하시더군요.
돈 줘......
너무 기다리게 한 거 같아 쓴데까지 먼저 올리고 담배 한 대 피고 마저 쓰겠습니다.
From_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community/327/read?articleId=25888280&bbsId=G005&itemId=145&pageInde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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